공공도서관의 인프라가 발전하는 만큼 어린이서비스도 더불어 활성화되고 있는가? 긍정적으로 답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책 본문 〈그림 2-8〉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공공도서관에서 어린이 자료 대출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어린이 중 공공도서관에 회원으로 등록한 어린이의 비율도 감소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어린이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어느 정도의 감소 현상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공공도서관 어린이 서비스의 양상은 2000년대 초의 성장 국면과는 다른 상황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가까이는 2020년에 벼락같이 찾아와 우리 일상을 바꾸어 놓은 전지구적인 팬데믹 현상을 떠올리게 된다. 좀 더 근원적으로는 인터넷과 개인 모바일 기기가 보편화된 시대, 그리고 그를 기반으로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영상이 차고 넘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의 독서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보여 주는 국민독서실태조사의 자료도 이런 상황을 확인시켜 준다. 이렇게 보면 우리 공공도서관의 어린이서비스는 거대한 이중의 과제와 마주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나는 전통적인 장서 기반의 서비스를 확충하고 강화해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급격하게 변하는 미디어환경과 사회 구조에 대응하고 적응하여야 하는 것이다. 독서와 뇌의 문제를 천착하는 인지신경학자 매리언 울프(Maryanne Wolf)가 순간접속의 시대에 ‘다시, 책으로’ 돌아가야 하는 당위성을 역설하는 것처럼 도서관은 아이들에게 여전히 선형텍스트(하이퍼텍스트가 아니라)를 읽도록 권해야 한다. 동시에 도서관은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만들어 내는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의 새로운 감수성을 부정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더욱더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고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간단하지 않고 정답은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고민을 포기하지 않는 것, 이 세상에서 도서관을 통해 아이들에게 소중한 것을 줄 수 있다는 믿음과 신념을 버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자 : 김종성 부산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부산대학교 대학원 졸업(도서관학석사, 문학박사) 부산대학교 도서관 사서 서울대·미 노스캐롤라이나대(채플 힐) 박사후 연구원 현재 계명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학교도서관 문화운동네트워크 고문

제1장 어린이서비스의 기초 제2장 어린이서비스의 역사 제3장 어린이서비스 인력 제4장 공간과 시설 제5장 장서 제6장 이용자 서비스 제7장 프로그램 제8장 협력, 홍보, 평가 부록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