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사막’의 시는 인간의 내면을 감각적이며 집요하리만치 보여지는 그 이면의 세계를 보고자 한다. 본질에 가까운 질문을 들춰내고 그 질문에 시인만의 독특한 답을 던진다. 그것은 생소하고 당돌하지만 가면을 벗어던진 민낯이어서 자유롭다. 가볍고 통쾌하다. 일상의 틀에서 끝없이 벗어나려고 한 시인의 언어들은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세계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인간 감정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그 감정이 일어나게 되는 욕망을 탐구하는 99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 : 도복희 저자 도복희 아름다운 자연이 풍광처럼 펼쳐진 부여에서 감성 풍부한 유년기를 보내고 자연스럽게 충남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2011년 문학사상에 「그녀의 사막」으로 등단한 후 여러 문학지에 그녀만의 독특한 시세계를 발표했다. 2016년 ‘전국계간지 우수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그래도 부족한 것을 느껴, 2017년 한남대학교 행정복지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어디에도 정착하지 않는 바람같이 살고 싶다”는 시인은 오늘도 히말라야 네팔로 떠나는 꿈을 꾸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키스의 세계/꽃의 시간/커밍아웃/나를 물로 보라/사루비아 필 때/관계의 오류 비밀의 집/암호화/물고기는 지느머리가 가려웠다/폐가 두 채/싱크홀/청년 레지스탕스의 애인 숫돌/관계의 법칙/그녀의 사막/목을 맨 사람의 집/드라이플라워/착한 마을의 풍경 환절기를 경유하다/수상한 골목/네 기도가 젖거든/폭우의 방향으로 열어놓은 귀 다알리아/X축과 Y축 사이/버려진 시계는 방향이 없다/폐가지역에 숨어들어온 여섯 개의 눈 올드 몬트리올 두 번째 이야기 경쾌한 스탭/서해, 그곳/곁/중앙시장은 중앙에 있다/낭만적 우울에 대한 처방전 에덴요양병원 207호/바람의 각도/허물을 벗다/그늘의 냄새/우편번호에 없는 길 환절기/출구/숭어 떼가 놀던 밤/찢어진 깃발로/구근의 집/검은 염소를 풀어놓은 마을 맨발을 들고/함께 보낸 일요일/복면가왕/까마귀가 날아다니는 요일/피어싱 월요일 6:17/오늘이라는 느낌/시민의 탄생/구름을 기르는 방법/바람의 레시피 순간의 힘/사이프러스가 있는 마을/호수여인숙/뜨거운 자세/달의 문장/조련사/그리움이라는 세 번째 이야기 천사들-불안을 그리다/휴일의 불안은 문어발식이지/사막을 건너가는 낙타의 발굽이거나, 마른 눈빛이거나/질문들에 대한 붉은 답변/질문들에 대한 진청색 답변/질문들에 대한 달빛 답변 질문에 대한 무채색의 답변/오전의 질문들/사랑에 관한 네 개의 질문/액자의 시간 수영 시간/불량주파수/‘사랑’이라는 착각/서머타임/고해성사/어디가서 찾지/화가 여름날 카페 안 풍경/백합꽃 피다/고아/길고양이/그림을 보는 저녁/까마귀떼 날아가는 저녁 셀카의 뒷면/은미에게/별거의 발화점/권태의 중간/백양사/물의 시간/달려가다/검은 물안 가시의 이유/집중의 시간/어쩌다, 우리는 갈매나무 가지 끝에 서있게 되었나 냄새의 기억/티벳인형/고양이의 감정/감정처리/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