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이론과 수필평론을 통한 『현대 수필창작 이론』. 저자가 지금까지 수필과 비평에 수년간 다시 읽는 문제작에 게재한 평문을 모아 엮은 책이다. 문학계에 공인된 여러 현대비평 이론을 바탕으로 문제작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안목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서문 제1부 01 여성 욕망과 여성 담론 02 욕망과 해체로서 글쓰기 03 수필의 랑그와 파롤 04 우화적 수필과 원형적 등장인물 05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수필 제2부 01 롤랑 바르트의 텍스트로서 수필읽기 02 미셸 푸코의 담론과 싸움 담론 03 바슐라르의 공간과 작가의식 04 라캉의 담론과 수필화자의 서술 05 바흐친의 크로노토프, 수필의 시공과 등장인물 제3부 01 상상의 4가지 질문 02 수필 해석의 관점, 시점, 시선 03 수필의 환유, 은유, 풍유, 인유 04 메를로 퐁티의 몸말과 교감 05 구경하는 생生과 가다머의 해석

   문학은 시대사조를 반영한다. 사회가 급변하는 오늘날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여성 지위에 관한 변화로서 대표적인 현상은 페미니즘의 확대라고 하겠다. 페미니즘은 남성중심의 체제하에서 여성의 신분, 연애, 욕망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다는 반성에 토대를 둔 여성주의 비평이다. 그 논리는 여성의 권리와 해방과 자유에 근거를 둔다.

   사회현상은 무엇이든 문학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여성수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오늘의 여성수필에 등장하는 여인은 정한과 전통적 미덕에 순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여성은 모두 그런가. 절대 아니다. 전통적 여성상은 오늘날 살고 있는 여성을 제대로 대변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문학으로서 수필은 여성이 지녀야 할 미덕을 옹호할 필요가 없지 않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속의 여성문제를 인식하고 그들의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다. 여성의 말이나 글뿐만 아니라 자신이 지닌 신체의 일부분으로 감정과 갈등을 표현한다. 그것을 다룬 여성수필은 한국수필계의 남성중심 언어와 보수적 성차별을 극복하고 보다 진실한 현대여성의 서사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여성수필의 기본구조는 너무나 단순하다. 특히 어머니－여성－딸로 이어지는 3대 가문사는 희생과 인내에 순종하는－굴종하는－행적을 미화하고 있다. 여성수필이 여성의 몸과 말로 그들 삶의 제 모습을 표현하여야 함에도 남성적 비판의 시선이 두려워 여성작가는 여성 화자를 분식扮飾하려 한다. 그럼으로써 여류수필이 젊은 여성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오래전에 박제되어 시대에 뒤진 여성상을 복제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런 불균형을 수정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여성주인공을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재해석함으로써 그들의 인생을 보다 솔직하게 짚어낼 수 있다. 여성수필가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여성의 삶이 어떻게 그려지는가를 살피면 여성수필가들의 자전적 해석이 보다 구체적이 된다는 것이다. 여성수필가가 그리는 여성상을 구분하면 1) 여성성의 자유를 추구하는 여성, 2) 남녀성의 타협을 이루려는 여성, 3) 남성 중심주의에 순응하는 여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여성수필가가 자전적 초상을 그리는 데 유익한 모형으로서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 여성 욕망과 여성 담론 중에서

   글쓰기는 읽는 데서 시작한다.    좋은 글을 쓰려면 잘 읽어야 한다. 잘 읽는다는 것은 글의 구조와 의미와 사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좋은 글을 쓰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필요한 안목을 훈련하는 노력에는 태무심하기 쉽다.    ≪현대 수필창작 이론≫은 지금까지 ≪수필과비평≫에 수년간 ‘다시 읽는 문제작’에 게재한 평문을 모아 알기 쉽게 재구성하였다. 평자는 한국수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수필비평이론을 정립하고 현장비평이 비평이론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져왔다. 수필이 수필시학을 토대로 한다면 작품평도 비평이론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 당위성을 실천하기 위해 문학계에서 공인된 여러 현대비평이론을 바탕으로 문제작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독자의 안목을 넓히도록 기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