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기』 제1권은 거의 같은 시기를 전혀 다른 공간에서 경험한 한 노동자의 일기를 담고 있다. 일본의 자본과 권력 아래에서 주물 기술을 배운 한 청년이 전쟁과 전후의 복구 과정에 참여하고,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이라는 거대담론 속에서 쇳물과 싸우면서 견뎌온 삶의 기록이다. 특히 1960년대서구 기술과 기계가 물밀 듯 들어오고, 대학에서 서구 기술을 습득한 젊은 기술 인력들이 공장으로 대거 들어오면서, 자신이 지닌 기술이 한순간 ‘낡은 것’이 되어가고, 자신을 지탱해주던 기술자로서의 자긍심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견뎌야 했던 한 기술 노동자의 상실감과 위기감을 일기 속에서 읽어낼 수 있다.

서문 / 3 화보 / 6 일러두기 / 15 제1부 해제 한 주물 기술자의 기록과 생애 Ⅰ. 저자의 생애와 추억 - 정승현 / 18 1. 저자의 가족관계와 가정생활 / 18 2. 저자의 취미와 개인생활 / 31 Ⅱ. 주물기술자인 저자와 1960년대 한국 주물공업 - 문만용·임경택 / 40 1. 주물공업 개황 / 41 2. 대동공업과 이천전기 / 43 3. 저자의 주물공장 경험 / 45 Ⅲ. 1950-60년대 도시 노동자의 생활 - 이성호·이정덕 / 52 1. 1950년대 주물공장의 상태와 노동자 생활 / 52 2. 1960년대 대규모 기계공장의 노동자 / 57 Ⅳ. 주물노동자의 일기로 본 압축근대 초기 도시화와 산업화의 경험 - 남춘호·유승환 / 63 1. 서론 / 63 2. 어휘로 본 인천일기 / 65 3. 토픽모델링으로 살펴본 인천일기의 주요 주제들 / 69 4. 맺음말 / 84 Ⅴ. 다중언어적 풍경과 근대 도시문화 - 손현주 / 87 1. 들어가는 말 / 87 2. 다중언어적 풍경: 언어사용의 부조화와 정체성 혼란 / 88 3. 근대 도시문화: 제3공간과 친교로서의 다방(茶房) / 92 4. 맺는 말 / 98 Ⅵ. 저자의 여가와 소비 활동 - 진명숙·소순열 / 100 1. 들어가며 / 100 2. 영화 / 101 3. 낚시 / 107 4. 춤 / 113 5. 새사냥 / 115 6. 음주 / 118 7. 나오며 / 120 제2부 인천일기 1. (1956, 1959, 1964년) 1956년 / 124 1959년 / 197 1964년 / 258

『인천일기』는(1926-2002 ) 거의 같은 시기를 전혀 다른 공간에서 경험한 한 노동자의 일기이다. 일본의 자본과 권력 아래에서 주물 기술을 배운 한 청년이 전쟁과 전후의 복구 과정에 참여하고,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이라는 거대담론 속에서 쇳물과 싸우면서 견뎌온 삶의 기록이다. 특히 1960년대서구 기술과 기계가 물밀 듯 들어오고, 대학에서 서구 기술을 습득한 젊은 기술 인력들이 공장으로 대거 들어오면서, 자신이 지닌 기술이 한순간 ‘낡은 것’이 되어가고, 자신을 지탱해주던 기술자로서의 자긍심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견뎌야 했던 한 기술 노동자의 상실감과 위기감을 일기 속에서 읽어낼 수 있다. 이렇게 『인천일기』는 ‘한강의 기적’, ‘동양 최대’, ‘유례없는 빠른 성장’ 등으로 미화되는 한국 경제개발사의 이면에서 명예도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성장의 밑거름으로 묻힌 노동자들의 현장 생활과 다사다난한 가족사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