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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즈모폴리턴 칭기즈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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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서정록
출판사 : 학고재
2021년 01월 25일 출간  |  ISBN : 8956254214  |  368쪽  |  규격外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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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팍스몽골리카를 이룬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칭기즈 칸 칭기즈 칸 하면 야만적인 군주,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살육한 자, 또는 기마 군단으로 세계를 정복한 자 등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동북아시아 역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칭기즈 칸을 공부하면 할수록 분명해지는 것은, 그가 정복 군주의 이미지와 달리 영적으로 대단히 심지가 깊은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개인보다 공동체 중심으로 돌아가는 유목 사회에서 개인은 아무 힘이 없다. 공동체를 떠나면 모든 것을 잃는다. 전쟁도 결국 공동체 간의 싸움이다. 칭기즈 칸이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들, 씨족과 부족의 기반이 없는 힘없고 백 없고 가난한 하층 유목민들이 몽골 통일의 중심이 되었다는 것은 기존의 구질서를 완전히 뒤엎는 것이었다. 칭기즈 칸은 하층 유목민들의 꿈과 이상을 기꺼이 자신의 꿈과 희망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비록 귀족 출신이었지만 귀족이라는 신분이 굴레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과감히 버렸다. 하층 유목민들은 그런 칭기즈 칸을 믿고 신뢰하며 끝까지 함께했다. 신뢰와 존중, 소통의 문제가 대두되는 현대 사회에 되짚어볼 만하다. 이 책은 칭기즈 칸 루트에 숨겨진 역사적 진실을 복원하고자 그의 탄생과 성장, 발자취와 흔적을 따라 직접 몽골초원을 서너 차례 답사해 쓴 전작 《마음을 잡는 자, 세상을 잡는다》 가운데 좀 더 깊이 칭기즈 칸의 사상과 행적에 관한 사료만을 모아서 정리하고 보충하여 재집필한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서정록 서울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한살림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무위당 장일순 선생께 큰 가르침을 얻었다. 그 뒤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문화사를 중심으로 동북아시아 역사를 공부했다. 우리 고대사와 동북아인들의 정신세계를 연관지은 《백제금동대향로》와 몽골 고원에 남겨진 칭기즈칸의 흔적과 발자취를 따라 북방 역사를 우리 시각에서 조명한 《마음을 잡는 자, 세상을 잡는다》를 썼다. 이 책 《코즈모폴리턴 칭기즈 칸》은 그 어떤 사회보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했던 분열된 몽골 고원을 통일하고 세계 제국을 건설할 정신적, 물질적 토대를 닦은 칭기즈칸의 면모에 주목한다. 신분제와 봉건주의를 일거에 타파하는 혁명적인 행동을 시작으로, 모래알 같던 몽골인들을 단단한 바위로 만든 코즈모폴리턴 칭기즈 칸의 리더십은 물론, 중세의 암흑에서 깨어나기 시작한 유럽으로 팍스몽골리카를 전파하는 발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영적인 지혜를 정리한 《지금은 자연과 대화할 때》, 《인라케시 알라킨》, 《잃어버린 지혜, 듣기》, 인디언들의 오랜 걸음법을 알려주는 《걸을수록 힘이 솟는 걸음법, 트랜스워킹》 등을 썼고, 체르니셰프스키의 《무엇을 할 것인가》를 우리 말로 옮겼다. 현재 트랜스워킹센터(http://cafe.naver.com/trancewalking) 대표로서, 인류가 수백만 년 동안 걸어온 걸음을 복원하여 현대화한 ‘트랜스워킹’을 보급하고 있다. 검은호수라는 인디언 이름을 갖고 있고, 다음카페 〈인디언카페 꽃피는 나무 아래서〉를 운영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신뢰와 존중과 소통을 강조한 칭기즈 칸 1. 초원을 차지하려는 사람들 카라툰에서 안다를 맺은 옹 칸과 예수게이 - 절대 강자 옹 칸의 카라툰 행궁 터 세계사가 시작된 몽골초원 《몽골비사》의 탄생지 허더 아랄 - 역참에 대하여 2. 몽골인들의 성지(聖地), 보르칸 칼돈산 알랑 고아가 보르칸 칼돈산으로 이주해오다 알랑 고아의 아들들 몽골의 청학동 바르코진 - 몽골학의 대가 조릭투이에프 교수와 만나다 3. 칭기즈 칸이 태어난 곳을 둘러싼 논쟁 예수게이가 허엘룬을 약탈하다 칭기즈 칸이 태어난 비장의 언덕 칭기즈 칸의 탄생지를 둘러싼 논쟁 몽골의 칸이 되려 했던 예수게이 타타르족과 13차례의 전쟁 테무친, 평생의 라이벌 자무카를 만나다 4. 너희 흩어진 유목민들을 되찾아주겠다 허엘룬, 키모르카 냇가로 들어가다 타이치오드족 사람들에게 잡혀온 테무친 푸른 호수에서의 말 도둑 사건 버르테와 신접살림을 차리다 메르키트족의 복수, 버르테가 납치되다 옹 칸에게 도움을 청하다 테무친과 자무카, 코르코나크 숲에서 함께 유목하다 테무친, 키야트족의 칸이 되다 5. 키야트족과 타이치오드족을 통일하다 자무카의 분노 7년을 기다려 주르킨 씨족을 치다 -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회의를 계속하는 쿠릴타이 역시 옹 칸이야 타이치오드족을 치다 - 동몽골, 이곳을 장악하는 자만이 몽골초원을 통일했다 도리이 류조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6. 숙명의 라이벌 자무카, 동몽골에 피바람이 불다 테무친과 옹 칸에 맞선 동몰골의 11개 씨족 타타르의 주력군을 치다 자무카가 구르 칸에 오르다 테무친, 새로운 분배법을 정하다 쿠이텐 전투에서 나이만군을 섬멸하다 - 바이칼 지역이 러시아로 넘어가게 된 사연 7. 귀족제도를 타파하고 천호제, 만호제를 선포하다 옹 칸과의 부자 동맹은 깨지고 옹 칸의 케레이트부를 괴멸시키다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귀족제를 타파하고 천호제, 만호제를 선포하다 - 천호제, 만호제에 대하여 마침내 몽골고원을 통일하다 8. 칭기즈 칸은 죽지 않았다 예크 자사크, 칭기즈 칸의 대법령 중국과 서역 원정에 나서다 이 세상 어디에도 그와 같은 사람은 없었다 - 사아리 케에르 초원의 갈로트 행궁 터와 기련곡에 대해 - 자나바자르를 만나다 제국은 깨지고 참고서적

책속으로

칭기즈 칸 하면 야만적인 군주,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살육한 자, 또는 기마 군단으로 세계를 정복한 자 등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칭기즈 칸을 공부하면 할수록 분명해지는 것은, 그가 정복 군주의 이미지와 달리 영적으로 대단히 심지가 깊은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다. -10쪽

그는 신뢰와 존중이 무엇인지, 소통이 왜 중요한지를 알았던 사람이다. 사람을 신뢰하고 존중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나와 똑같은 사람으로 인정하고 공정하게 대우하는 것이다. 거기에 신분, 혈통, 가문, 지연 등의 요소는 끼어들 틈이 없다. 오직 정직과 진정성만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소통은 서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것이다. 몽골인들이 쿠릴타이(부족회의)를 할 때처럼, 서로를 정화한 뒤 같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것이다. 칭기즈 칸은 힘없고 백 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꿈과 이상을 보았고 그것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가 몽골을 통일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11쪽

“내가 그대들에게 칸의 자리를 권했지만 그대들은 모두 사양하였다. 내가 원치 않았는데도 칸에 오른 것은 너희들이 추대했기 때문이다. 내가 더는 사양하지 못한 것은 들풀이 생기는 오래된 땅에 나무가 자라게 하고, 수레가 통하는 길이 끊기지 않게 하고자 함이니, 이는 내가 오랫동안 품어왔던 뜻이다.” -119쪽

칭기즈 칸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념 없이도 몽골고원에 정치 경제적 평등과 자유를 가져온 사람이다. 그는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다고, 또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고 펼칠 자유가 있다고. 그 말은 지금 이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18쪽

몽골초원은 균형이 깨지면 생존을 위해 치열한 제로섬게임이 펼쳐지는 곳이다. 그때는 오직 제일 강한 자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몽골초원은 초원의 고속도로에 위치해 중국과 서역을 오가는 동서 무역을 지배할 수 있으니 그 이익이 막대하다. 따라서 몽골초원은 표면적으로는 한없이 평화로워 보이지만, 실은 투전꾼들에 둘러싸인 링 위와 같다. 수많은 관중들이 자신도 언젠가 링 위에 올라갈 날을 고대하며 그 싸움의 승자가 누가 될지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63쪽

테무친은 전쟁터에 나가면 하층 유목민들과 똑같은 식사를 하고, 그들과 똑같이 야전생활을 했다. 그리고 수시로 그들과 어울리며 쿠릴타이를 열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 쿠릴타이와 관련해서 테무친이 늘 하던 말이 있다.
양들도 모여 회의를 하는데 어찌 사람이 함께 모여 회의를 못 하겠는가.
그는 이런 말도 했다.
좋다고 했으면 고통을 말할 수 없다. -15쪽

이 책은 다른 사람들을 신뢰하고 존중하고 소통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꿈과 이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자신의 미래를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사람을 한번 믿었으면 끝까지 신뢰할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 사람들을 착취하고 자연을 파괴하기보다는 생명을 공경하고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웃을 사랑하고 가진 것을 함께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19쪽

역사에서 비약은 결코 그냥 오지 않는다. 반드시 사람들의 마음을 부글부글 끓게 만드는 비등점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나는 오랫동안 몽골을 공부하면서, 그것은 바로 칭기즈 칸과 그를 따르던 ‘하층 유목민들’이 품었던 꿈과 이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꿈과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데 무서울 게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꿈과 이상은 자신들은 물론 주변의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그들은 오직 자신들의 꿈과 이상을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53쪽

몽골 사회에서 전리품은 약탈한 사람의 소유였지만, 귀족들은 전리품에 대한 우선권을 갖고 있었다. 꿈과 이상을 갖고 테무친에게 왔던 하층 유목민들은 이런 불공정한 현실에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그 모습을 지켜봐오던 테무친이 마침내 환부를 도려내기 위해 칼을 뽑았다. 테무친은 귀족들과 군사들을 다 불러 모은 다음, 그들에게 전리품 배분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내놓았다. 그 요지는 ‘전리품을 공정하게 배분하자’는 것이었다. 그는 그 제안
을 쿠릴타이에 붙였다. - 145쪽

14세기 영국의 작가 초서는 《캔터베리 이야기》에서 칭기즈 칸을 이렇게 평하고 있다.
이 고귀한 왕은 당대에 큰 명성을 떨쳤으니,
세계 어디에도 그와 같이 모든 점에서 뛰어난 왕은 없었다.
그는 강인하고 지혜로웠으며 정이 많고 정의로웠다.
그는 약속은 반드시 지켰으며 자비롭고 용맹스러웠다.
그는 공정한 사람이었으며,
왕의 직위를 현명하게 잘 수행했다.
이 세상 어디에도 그와 같은 사람은 없었다. -343~344쪽

비록 난세의 영웅으로 태어났지만, 그는 누구보다 사람이 사는 도리를 알았다. 또 자신을 낮출 줄 알았다. 그래서 전쟁터에선 병사들과 똑같은 식사를 하고, 똑같이 거친 모포를 덮고 이슬과 서리를 맞으며 잤다. 또 떠돌이 하층 유목민들의 꿈과 이상을 기꺼이 자기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대법령과 〈성훈〉을 통해 모래알 같던 몽골 사람들을 단단한 바위처럼 뭉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난세를 평정하는 일은 하늘이 그에게 준 운명일 뿐. 그의 마음은 늘 내면의 깊은 곳으로 향하고 있지 않았을까? 그가 평생 사람들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잃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느 면에서 칭기즈 칸은 기도하는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다. 메르키트부의 급습을 받고 보르칸 칼돈산으로 도망쳤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났을 때 약속했던 대로, 그는 매일 보르칸 칼돈산을 향해 기도했다. 또 전투를 하기 전에는 늘 산에 올라가 기도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영적인 소양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348쪽

출판사 서평

모래알 같던 몽골 하층 유목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다 당시 몽골 고원의 상황은 그 어떤 봉건 사회보다 열악했다. 부족 간 갈등과 분열로 전쟁에 패한 부족들은 다른 부족의 예속민으로 전락했고, 지배 부족의 창과 칼이 되어 싸워야 했다. 살기 위해 상대방을 무조건 죽여야 하는 격렬한 싸움이 반복되었다. 칭기즈 칸은 그런 무한 경쟁의 제로섬게임에서 벗어나려면 사람들이 본래의 착한 심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자신을 따르는 몽골 유목민들에게 서로 믿고 신뢰하는 관계가 회복되어야 하며, 믿음과 신뢰를 잃어버린 자는 새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 본보기로 믿음과 신뢰를 지킨 자는 적군일지라도 포상했으며, 믿음과 신뢰를 저버린 자는 아군일지라도 반드시 징벌했다. 칭기즈 칸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았던 그의 리더십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낮출 줄 알았으며, 전쟁터에서는 병사들과 똑같이 식사하고, 똑같은 모포를 덮고 이슬을 맞으며 생사고락을 함께했다.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켰고, 병사들과 백성들에게 대칸의 칭호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부르게 했다. … 순박하고 정직한 하층 유목민들을 통해 인간의 참된 모습이 무엇인지 깨닫고 감격했으며, 그들을 ‘평생 동지’로 삼았다”(본문 10쪽). 가식 없고 진정성 있는 그의 리더십은 하층 유목민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나아가 칭기즈 칸은 귀족과 평민의 신분제도를 철폐하고 각자 능력만큼 대접받는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몽골 사회를 짓누르던 귀족 중심의 신분제와 봉건주의를 일거에 타파함으로써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염원했던 하층 유목민들의 꿈을 실현시킨 것이다. 천호제와 만호제는 단순히 몽골 사회를 기계적인 숫자 단위로 재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상위 1퍼센트의 귀족과 그에 예속되었던 나머지 99퍼센트 몽골 사람들 사이의 경계를 허문 혁명이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민주주의 이념을 세상에 널리 알린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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