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5일 출간 | ISBN : 8932924716 | 464쪽

2권 제2막 시원의 숨결(계속) 제3막 우스워 죽을 지경 작가 후기 감사의 말

「당신이 자는 동안 조사를 좀 해봤어요. 희극 배우들의 카페에 들어가서 BQT라는 이니셜에 대한 몇 가지 암시를 찾아냈죠. 내가 보기엔 〈살인 소담〉, 즉 〈사람을 죽이는 우스갯소리Blague Qui Tue〉의 약자인 것 같아요. 유머 작가들과 코미디언들 중에는 그런 마법적인 것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 2권 36면

「유머란 아마도 대자본에 저항할 유일한 영역일 거예요. 산업적으로 아무리 많은 유머를 생산한다 해도 진짜 장인들이 지어내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당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 작은 것이 큰 것을 이길 수도 있어요.」
─ 2권 77면

「웃음은 우리 몸의 여러 기관이 관여하는 매우 복합적인 행위일세. 먼저 뇌에서 웃음이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살펴보겠네. 분석을 담당하는 좌뇌는 우스갯소리를 뜻밖의 정보로 받아들이네. 그러고는 이 정보에서 논리를 찾아내지 못하고 그것을 곧바로 우뇌에게 넘겨 버리지. (……) 호르몬의 측면에서 보면, 웃음은 엔도르핀을 분비시켜서 쾌감을 가져다주고 고통을 덜어 주지. 웃음은 심장에도 영향을 미쳐. 때로는 심장 박동이 아주 빨라질 수도 있어.」
─ 2권 208~209면

「우리는 온갖 종류의 유머를 생산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만든 유머들의 바탕에는 언제나 동일한 철학이 깔려 있었어요. 독재자와 현학자와 거드름쟁이를 고발할 것, 경건주의와 엄숙주의와 우울증과 미신과 갖가지 차별주의에 맞서 싸울 것. 그게 우리의 철학이죠. 우리는 모든 것을 웃음의 소재로 삼았지만, 그 바탕에는 인간에 대한 존중심이 있었어요. 우리가 사람들을 조롱하는 것은 인간의 품격을 떨어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였어요.」
─ 2권 280면

「이제 권력은 대중의 웃음을 관장하는 사람들의 것이 되었어요. 그들은 매스 미디어 세계의 하위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이 하위 계층이 실제로는 지배층이에요. 그들의 지배를 보장하는 것은 불행을 잊게 하거나 상대화하는 능력, 그리고 따분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기분을 풀어 주는 능력이죠. 권태에 대한 두려움은 이제 핵심적인 두려움이 되었어요. 내가 보기에 사람들을 웃게 하는 것은 오늘날 가장 위대한 힘이에요. 어떤 힘도 그 힘을 능가하지 못할 겁니다.」
─ 2권 34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