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복식 연구서. 이 책은 한국복식 연구와 디자인에 근 40년을 바친 중견학자가 보여주는 한복패션과 그 현대화 과정을 담은 것으로 1970, 80년대의 한복 패션의 현대화 초기의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전통복식을 컴퓨터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복원한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백영자(설경, 雪敬) ·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가정학과(가정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직물복장전공(가정학석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의류직물학과(문학박사), 덕성여자대학교 교수 역임 ·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 『조선시대 어가행렬』(문화체육부 추천도서) 외 저서 20여 권 · 「가례도감에 나타난 法服(翟衣)에 관한 연구」외 논문 20여 편 · ‘88서울올림픽 개․폐회식 공연의상디자인 · 제10회 동아공예대전 ‘우리옷’ 입상(동아일보사 주최)외 다수

제1부 패션쇼를 위한 창작의상 1.현대한복 패션쇼(1970년대:1974~1980) / 2 1) 채염의상 / 3 2) 생활한복 / 26 3) 웨딩드레스와 혼례복 / 38 4) 미래지향적 디자인 / 48 2. 국제패션그룹 한국지부(The Fashion Group Inc. Korea Regional Group)자선 패션쇼(1980) / 64 3. 목화아가씨(Maid of Cotton) 초청 패션쇼(1979~1986) / 72 제2부 ‘88 서울올림픽 고전공연의상 1. ‘88 서울올림픽 개 · 폐회식 고전공연의상 / 100 1) 개회식 / 101 2) 폐회식 / 110 2. 고리(‘88 서울국제무용제 ; 서울시립무용단) / 130 제3부 전통복식의 재현 1. 출토복식의 재현(1978) / 136 2. 궁중복식의 재현(1974~1980) / 144 3. 전통복식의 재현(1985) / 150 제4부 고증 일러스트레이션 1. 통일신라 복식 고증 일러스트레이션(1982) / 160 2. “옛사람들” 고증 일러스트레이션(1999) / 168 1) 고구려 / 168 2) 신라 / 174 3) 고려(918~1392) / 176 3. 조선시대 복식 고증 일러스트레이션(2004) / 180 1) 조선의 기녀복식 / 180 2) 조선의 왕비복식 / 185

2쪽

1970년대에는 산업구조의 벼화에 따라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경향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성복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노인이나 주부들이 가정 내에서 착용하던 한복마저 벗어 버리고 양장으로 바꾸어 입었다. 이때부터 한복은 전통의상으로 취급되어 생활의복으로서의 자리를 양장에 내어주게 되었다.

당시에는 또한 섬유산업이 수출전략산업이 되어 내국인을 위한 실크가 귀한 시절이었다. 대부분이 네댓 가지의 단색 합성직물로 이불을 만들고 한복을 지어 입었다. 이들 단색 합성직물로는 작품성이 있는 한복을 만들기 어려워서 채염한복을 만들기로 작정하였다. 그때에는 정련이 완벽하지 않은 소색실크 몇 마가 왜 그렇게 소중했던지…

또한 그 무렵에는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사치풍조를 근절시키기 위한 시도가 있었기 때문에, 막 일어나기 시작한 패션쇼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고급스럽고 우아한 채염한복을 만들기 위해서 대형 수틀을 맞추어 연구실 가득히 펼쳐 놓고 작품을 만들다 늦어져 통행금지 사이렌이 울릴 때 겨우 집대문을 넘어서던 일, 바쁜 엄마 대신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을 전전하며 끼니를 해결해 주던 나의 남편, 가을에 개최하는 패션쇼 준비 때문에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것을 10년 가까이 보지 못했던 일 등등 여러 가지 일들이 잔잔한 감동과 함께 주마등같이 떠오른다.
- “제1부 1. 현대한복 패션쇼(1970년대 : 1974~1980)” 중에서

136쪽
1970년대 초만 해도 조선시대 복식의 역사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많은 무덤을 이장하게 되어 임진왜란 전․후기의 출토복식이 많이 나오게 되었다. 이 무렵 출토복식은 수의로 여겨져 일반인들의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이들 출토복식이야말로 조선시대 초․중기 복식 모습을 알게 해 주는 중요한 유물들이었다.
출토복식을 조사하기 위해 당시 문화재위원이셨던 김동욱 박사의 추천장을 들고 전국을 순회하였다. 답사지역은 충북대 박물관, 울산 이휴정, 충청북도 청주 청원군 북일면 초정리, 경기도 시흥군 과천면 막계리, 충청북도 청주 청원군 북일면 외남리, 해인사, 충장사, 해남 등이었다.
- “제3부 1. 출토복식의 재현(1978)” 중에서

제1부 ‘패션쇼를 위한 창작의상’에서는 1970년대 뛰어난 감각의 채염의상들과 목화아가씨 코튼 의상 발표회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는 70년대 한복이 양장에 밀려 일상적인 의복의 자리를 내어주고 구식의상으로 인식되어가고 있는 현상을 역전시킬 수 있는 현대적인 창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제2부 ‘88올림픽 고전 공연의상’에서는 저자가 직접 디자인한 88 서울올림픽 개ㆍ폐회식 고전 공연의상들이 수록되어 세계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당시의 감동을 다시 느끼게 한다. 제3부 ‘전통복식의 재현’에서는 1970년대 막 시작되었던 출토 복식과 궁중 전통 복식들이 재현 발표되어 2000년대 현재 한복학계에서 발표되고 있는 재현전시품보다 20～30년 앞선 연구 작품들이 소개된다. 제4부 ‘고증 일러스트레이션’에서는 통일신라시대와 고구려 시대, 조선시대의 역사적 인물들의 복식에 대한 고증 캐릭터를 제시하여 일반인에게도 흥미를 제공하고 있다.